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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파이프라인 이야기(2) 본문
파이프라인 설치로 힘들게 물통을 나르지 않아도 물이 콸콸 쏟아지자 브루노는 일자리를 잃었고 먹고사는 일을 걱정하게 되었습니다. 술집에서 사람들에게 공짜 술을 구걸하는 브루노를 본 파블로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어느 날 파블로는 브루노를 찾아갔습니다.
"브루노, 너에게 부탁할 일이 있어."
고된 노동으로 등이 굽은 브루노는 궁핍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을 찡그리며 쏘아붙였습니다.
"나를 놀리려고 찾아온 건가?"
"그게 아니야. 또 내 판단이 옳았다는 것을 자랑하러 온 것도 아니야."
파블로는 진지한 표정으로 브루노의 눈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습니다.
"너에게 엄청난 사업기회를 알려주기 위해 찾아온 거야. 생각해봐. 내가 마을에 파이프라인을 설치하기까지 2년 정도가 걸렸어. 그동안 나는 눈물겹도록 힘들었지만 덕분에 많은 것을 배웠어. 어떤 장비를 써야 하는지, 어디를 파야 하는지, 파이프라인은 어떻게 설치해야 하는지 배웠다고. 그리고 그 모든 지식을 바탕으로 이제 여러 개의 파이프라인을 설치하는 시스템을 개발했어."
"그래서?"
"그 시스템을 따라 하면 혼자서도 일 년에 파이프라인 한 개를 완성할 수 있어. 그렇지만 혼자 일 년을 투자하는 것은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그리 바람직하지 않아. 그래서 나는 너와 마을 사람들에게 파이프라인 설치법을 알려주고 그다음에는 너와 마을 사람들이 또 다른 사람들에게 그 기술을 가르치게 할 생각이야. 그러면 우리 마을뿐 아니라 이웃마을, 우리나라, 더 나아가 전 세계의 모든 마을에 파이프라인을 설치할 수 있을 거라고."
"·····."
"잘 생각해봐. 파이프라인으로 물이 흐르면 리터당 일정 비율을 우리 몫으로 챙길 수 있어. 파이프라인에 흐르는 물이 늘어날수록 우리 몫도 늘어나지. 우리는 계속 파이프라인을 설치하기만 하면 돼. 지금 내가 만든 파이프라인으로는 내 꿈을 실현했다고 볼 수 없어. 이제 시작일 뿐이지."
파블로의 말에 미래의 커다란 청사진을 본 브루노는 미소를 지으며 굳은살이 박힌 거친 손을 파블로에게 내밀었습니다. 악수를 한 그들은 오랫동안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친구들처럼 강하게 포옹을 했습니다.
그 후로 몇 년이 흘러갔습니다. 파블로와 브루노는 이미 은퇴했지만 전 세계로 확장된 그들의 파이프라인에서 연간 수백만 달러의 매출이 발생해 그들은 풍요로운 삶을 누립니다. 그리고 그 수입은 늘어나기만 할뿐 조금도 줄어드는 법이 없습니다. 전 세계로 여행을 다니는 파블로와 브루노는 가끔 물통을 나르는 젊은이를 만납니다. 그러면 그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고되게 물을 나르지 않아도 파이프라인만 설치하면 시간적,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살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자신들이 도와주겠다고 제안합니다. 그때 어떤 사람은 갑자기 찾아온 행운에 뛸 듯이 기뻐하며 그 제안을 즉각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대다수는 파이프라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설치하는지 등의 기본 개념도 들어보지 않은 채 오랜 습관에 얽매여 이런저런 핑계를 댑니다.
"그런 일을 할 만한 시간이 없어요."
"내가 잘 아는 사람이 파이프라인을 설치하다가 실패했어요."
"그 작업을 일찍 시작한 사람만 돈을 번다면서요?"
"그냥 지금까지 살던 방식대로 살래요."
"파이프라인을 설치하라는 속임수에 걸려들어 돈을 날린 사람을 알고 있어요."
파블로와 브루노는 많은 사람이 기존의 습관에 얽매이거나 편견, 오해로 인해 미래의 비전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현실에 가슴이 아팠습니다. 많은 사람이 물통을 나르며 사는 것을 당연시하는 세상에서 파이프라인의 꿈을 이루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어쩌면 그래서 그 꿈을 이루는 사람이 극소수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파블로와 브루노는 앞으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파이프라인의 혜택에 눈을 떠 미래의 비전을 함께 볼 거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삶에 있어서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이다.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파이프라인을 하나씩 찾아가는 지혜가 늘 함께했으면 좋겠다. 물론 나부터 더 열심히 노력해서 파이프라인 구축에 힘써야겠다. 문득 내가 좋아하는 문구가 생각난다.
'Happiness is only real when sha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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